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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품은 사진] 목련꽃 필 때까지

기사입력 2022.04.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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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0415-목련꽃-2.jpg
    사진/교몽당(蛟夢堂)

      

    목련꽃 필 때까지 

     

    봄이 보이지 않던 날

    당신께 기다리겠다 말했습니다

    당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 했습니다

     

    목련꽃 필 때까지

    당신을 기다리겠다 말했습니다

    그때까지만 당신을 기다리겠다 했습니다

     

    목련꽃 피어나도

    당신이 오지 않을 수 있음을 염려했습니다

    하지만 꽃피는 날 당신이 올 것이라 믿고 싶었습니다

     

    목련꽃 피기도 전에

    당신은 먼 과거의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미안하다 말하며 추억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목련꽃잎 떨어지면

    꽃잎 속에 당신을 묻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발끝에 눈물이 고여도 돌아서리라 다짐했습니다

      

    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리움이 스민 눈빛으로 당신을 기다립니다

    다리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목련꽃 피어나던 날

    작지만 너무도 무거운 사랑을 안고 서 있습니다

    내려놓고자 해도 마음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수줍게 피어난 목련꽃 아래

    그리움으로 시들어 가는 꽃잎 하나 나뒹굽니다

    사랑을 기다리다 말라가는 꽃씨 하나 돌이 되어 갑니다

     

    시/교몽당(蛟夢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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