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일)
사진/교몽당(蛟夢堂) [목련꽃] 산기슭에 해 울 적 새하얀 치맛자락 흩날리며 떠난 당신 돌아오마 흔하디 흔한 인기척도 없이 떠난 당신 한 번쯤 돌아볼 법도 한데 기어이 무심코 떠난 당신 바람결 따라 사뿐사뿐 떠났더라 그 봄날 허무하게 떠났더...
사진/교몽당(蛟夢堂) [봄] 나의 봄 당신의 봄 우리들의 봄 봄이 먼발치서 손짓하네요 나를 봄 당신을 봄 서로서로 봄 바라봄이 얼어붙은 세상 녹여요 땅의 봄 하늘의 봄 사람들의 봄 이 봄 우리 서로...
사진/교몽당(蛟夢堂) [쓰레기들 세상] 늦은 시간 정치란 놈이 전봇대에 쓰레기를 버리면 시민단체 누이가 뒤따라 음식물을 버리고 말짱해 보이는 뽕쟁이 아저씨가 너저분하게 토를 해 놓는다 그러다 새벽이슬 내리면 ...
사진/교몽당(蛟夢堂) [겨울밤] 겨울나무에 어둠이 걸려 나부끼는 한밤, 정체 모를 그리움이 시리게 시리게 반짝인다 겨울 한기에 안으로 생명 숨겨버린 꽃씨, 남녘 봄볕 만나 새싹 틔울 수 있을까 애잔하다 ...
사진/교몽당(蛟夢堂) [인연] #春 바람이 땅을 녹여 새싹 하나 틔운다 #夏 태양이 비를 내려 잎에 생기 돋운다 #秋 하늘이 사랑을 모아 열매를 익힌다 #冬 남겨진 씨앗 한 툴 인연을 심는다 #因 나는 씨앗일까, 바람일까, 태양일까 #緣 너는 새싹일까, 사랑일까, 열매일까 시/교몽당(蛟夢堂)
사진/교몽당(蛟夢堂) 인생 고이지 않는 게 바람이려니 발길에 매달린 행도 불행도 티끌 같은 것 머물지 않는 게 세월이고 보면 세상길 헤매는 꿈도 욕망도 부질 없는 것 붙들 수 없는 게 인...
사진/교몽당(蛟夢堂) 가을비 가을비 내려 한여름 찌든 때 씻어낸다 남녘 꿉꿉한 바람 때 쓸어내고 불볕 뜨겁게 타올라 솟아오른 각질 벗겨낸다 가을비 내려 한시절 찌든 가슴 씻어낸다 사느라 아둥바둥 누군...
사진/교몽당(蛟夢堂) 찰나 눈 떠 보니 가을이구려 찬바람 가시지 않은 봄날 새싹으로 돋아난 꿈 머금고 잘 살아봐야지, 잘 살아봐야지 했었는데 뜨거운 태양과 맞서며 이겨내야지, 이겨내야지 했었는데 눈 떠 보니 가을이구려 지친...
사진/교몽당(蛟夢堂) 청춘 욕망이 들끓어 한줄기 소나기가 필요했고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에 좌절이 말라붙던 그 시절 무엇을 위한 배고픔이고 누구를 향한 갈증인지 모두 분명했다 한여름 청춘은 그러했다 해는 시들고 ...
사진/교몽당(蛟夢堂) 목련꽃 필 때까지 봄이 보이지 않던 날 당신께 기다리겠다 말했습니다 당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 했습니다 목련꽃 필 때까지 당신을 기다리겠다 말했습니다 그때까지만 당신을 기다리겠다 했습니다 목련꽃 피어나도 당신이 오지 않을 수 있음을 염려했습니다 하지만 꽃피는 날 당신이 올 것이라 믿고 싶었습니다 목련꽃 피기도 전에 당신은 먼 과거의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미안하다 말하며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