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산기슭에 해 울 적
새하얀 치맛자락 흩날리며
떠난 당신
돌아오마
흔하디 흔한 인기척도 없이
떠난 당신
한 번쯤 돌아볼 법도 한데
기어이 무심코
떠난 당신
바람결 따라
사뿐사뿐 떠났더라
그 봄날 허무하게 떠났더라
언덕배기 늙은 나무에 이는
서리꽃 같은
긴 겨울
꺼어억 꺼어억 밤새워 울며
당신을 불렀던
긴 밤
목구녕 술이 피로 토해진 아침
흐릿한 눈가에 찾아든
당신
뽀얀 치마저고리에 꽃신 신고
신작로에 서 있더라
미소 짓고 있더라
시/교몽당(蛟夢堂)
Copyright @2024 자유로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