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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무간지옥(無間地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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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단편소설 무간지옥(無間地獄) #2

[단편소설 무간지옥]
 
• 무간지옥(無間地獄) : 불교에서 말하는 팔열지옥(八熱地獄)의 하나로, 사바세계(娑婆世界) 아래 2만 유순(由旬)되는 곳에 있는 지옥을 말한다.
 
불교 여러 경전에 묘사된 이 지옥의 모습은 옥졸이 죄인을 잡아 가죽을 벗기고, 그 벗겨낸 가죽으로 죄인의 몸을 묶어 불수레에 실은 뒤 타오르는 불길 속에 넣어 몸을 태운다.
 
또한 야차들은 큰 쇠창을 불에 달구어 죄인의 몸을 꿰거나 입·코·배 등을 꿰어 공중에 던지기도 하고, 철로 만들어진 매가 죄인의 눈을 파먹는 등 극심한 형벌을 받는 지옥으로 알려져 있다.
 
#2
 
얼마나 잔 것일까. 엉겁결에 눈을 뜨니 사극에서나 봤음직한 흑룡포를 입은 노인이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은 지금껏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것이었고, 여차하면 주위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만 같았다. 섬뜩하다 못해 절로 기가 눌렸다. 그래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주눅 들지 말아야 한다. 내가 누군가. 나는 명재욱 정권에서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장민국이다. 연석진 검찰총장의 저인망식 별건 수사도 버텨낸 내가 아닌가.
 
“네 이놈, 그리 멀뚱멀뚱 처다 보지 말고, 이름과 네가 살았던 곳을 대거라. 나는 저승을 다스리는 염라대왕이니라.”
 
“......”
 
흑룡포를 입은 노인의 말에 나는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아! 이게 무슨 해괴한 말인가. 여기가 저승이고, 저자가 염라대왕이라니. 도대체 뭐가 어찌된 것인가.’라는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나는 지금 염라대왕 면전에 앉아 있고, 그가 나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베란다에서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피곤을 이기지 못해 잠들었던 그 옷차림 그대로.
 
“어디에서 온 누구냐니까? 아직 여기가 어딘지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너는 1시간 전 저승 문턱을 넘었다. 그러니까, 죽었단 말이다.”
 
염라대왕은 나를 향해 한마디 쏘아붙이고는 표지에 ‘이승부’라고 적힌 책을 뒤적이다 무엇인가 찾았다는 눈빛으로 말을 이었다.
 
“음... 여기 있군. 조선땅 한양에서 온 장민국이로구나. 너는 이승에서 무엇을 위해 뭘 했느냐?”
 
염라대왕이 물음에 나는 눈에 힘을 더욱 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여기가 정말 저승인지 어딘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에게 밀리는 순간 잠들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내가 어디에서 온 누군지는 아는 것 같소만, 조선에서 온 장민국이 맞소.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세상을 바꾸려 나름 고군분투했소. 조선 최고의 대학 법학과를 다닐 때는 독재정권에 맞서 학생운동을 했고, 졸업 후에는 모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을 가르쳤소. 그러다 뜻을 같이 하는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검찰개혁을 주도했고. 결국 그로 인해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졌지만.”
 
“그만한 대학을 나왔다면 어찌 판검사가 되지 않고 교수가 됐느냐? 그랬다면 진즉부터 권력을 누렸을 텐데.”
 
내 말이 끝나자마자 염라대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내가 살다 온 나라에서의 판검사는 모두 권력의 주구 노릇으로 없는 죄도 만드는 것들뿐이오. 특히 독재정권에 부역한 판검사들은 더했고. 그래서 애초 사법고시는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소이다.”
 
염라대왕은 짓궂은 표정으로 내 말을 받아 던졌다.
 
“혹시 합격할 자신이 없었던 건 아니고?”
 
“대왕도 세인들이 나를 음해하기 위해 제기했던 의문과 같은 질문을 하는구려. 좀 전에 말한 것과 같이 나는 조선 최고의 대학 법학과를 나왔고, 사법고시쯤은 식은 죽 먹기였소. 이점 분명히 해두겠소.”
 
나는 차오르는 분노를 가까스로 감추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염라대왕이라는 자도 못돼먹은 인간들과 다를 바 없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먹어치우고 있을 때였다.
 
“그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는 건 어째서냐? 네 말처럼 조선 최고의 대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서 법무부 장관에 발탁됐다면 작은 꽃길에서 큰 꽃길이 열린 것인데.”
 
내가 목구멍으로 염라대왕에 대한 쓴맛을 넘기던 순간 대왕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물론 그랬소. 당시 검찰총장이던 자가 나를 저인망 식 별건 수사로 털지만 않았다면, 나는 검찰개혁을 완성하고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떠올랐을 테고, 결국 대권을 잡았을 것이오. 하지만 그 배은망덕한 자가 나와 내 가족을 무간지옥에 빠뜨리고, 내 것인 대권을 가로채 가버렸소. 그러니 그 이후의 삶이 지옥일 수밖에.”
 
“무간지옥이라......”
 
염라대왕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섬뜩한 눈을 더욱 치켜뜨고 나직이 ‘무관지옥’을 대뇌였다.

교몽당(蛟夢堂)

무간지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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